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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주제 방송의 디지털전환과 방송환경의 변화
작성자 김경환 조회수 6859
작성일 2013.07.04

 

방송의 디지털전환과 방송환경의 변화

김경환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국내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이 2012년 12월 31일 완료됐다. 방송의 디지털전환은 방송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적지 않다.

  방송 매체는 1940년대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기술적인 차원에서 변화는 거의 없었다. 물론 브라운관TV의 화질 개선은 꾸준하게 이뤄졌지만, TV방송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보기에는 영향이 미미했다. 따라서 거의 50년이란 긴 세월 동안 방송은 하드웨어 측면의 변화보다는 소프트웨어, 즉 방송프로그램의 내용을 놓고 치열한 시청률 경쟁이 전개됐다.

  하지만 디지털전환이 이뤄지면서 이러한 양상은 급변했다. 방송의 디지털전환을 컴퓨터와 비교하자면 한마디로 도스기반에서 원도우기반으로 바뀐 것에 견줄 수 있다. 디지털전환으로 방송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최근 몇 년 동안의 발전 속도가 지난 50년에 걸쳐 진행된 방송의 변화를 폭을 뛰어넘었다. 방송의 하드웨어는 우선 브라운관TV는 PDP에서 LCD를 거쳐, LED로 그리고 이제는 OLED로 빠르게 진화 중이다. 그리고 이제는 HDTV에 멈추지 않고 3DTV와 UDTV 보급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TV 압축 기술의 발전과 화질 개선의 가속화로 이미 4K급의 UDTV에 대한 상용화가 거론된다.

  디지털전환은 방송의 내용적 측면에서도 기존의 방송과 많은 차이점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아날로그방송이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었다면 디지털방송은 일종의 가상의 디지털 이미지다. 이러한 디지털 이미지의 특징은 변형의 자유로움과 복제의 용이성이다. 디지털방송 프로그램은 변형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아날로그 방송에서는 제작 과정에서 포함하지 않으면 실현이 불가능했었던 PPL과 가상광고를 후반 작업 과정에서 자유롭게 삽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성화가 예상된다. 아날로그 방송 시절에는 방송 제작 과정에서 출연자는 화면에 자신이 예쁘게 나올 수 있도록 카메라 감독이나 조명감독 등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 시대에는 포스트프로덕션 과정에서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보정 작업하는 과정의 중요성이 커지듯이 디지털방송 역시 포스트프로덕션이라 불리는 후반 작업 과정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한편 디지털 방송의 보급에 따라 이미 디지털케이블TV와 IPTV는 실시간 방송과 더불어 VOD 서비스 등으로 서비스를 다양화시켰다. 시청자들은 N스크린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보고 싶은 채널을 마음대로 골라보길 원한다. 현대인들은 방송을 TV로만 시청하지 않는다. 집 거실의 대화면 고화질 HDTV가 있어도 많은 젊은이들은 자신의 공간에서 굳이 4인치의 휴대폰 화면이나 9.7인치의 태블릿PC로 방송을 시청한다. 다운로드 받거나 유료방송의 VOD서비스를 이용해서 주말이나 한가한 시간에 방송프로그램을 한꺼번에 시청하는 방식도 보편화되고 있다.

  TV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소위 공동시청이란 방식으로 TV를 시청했다. 마을 사람들이 TV가 있는 집에 모여 같이 인기 프로그램을 같이 보면서 즐겼다. TV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이러한 형태의 TV시청은 온가족이 거실에 모여 TV를 보는 방식으로 변했지만 TV는 컴퓨터와 달리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미디어라는 점에서 공동시청 방식의 이용형태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TV를 공동시청의 형태로 이용하고자 하지 않는다. TV를 볼 수 있는 매체가 늘면서 자기만의 미디어로 혼자서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 그 결과 비실시간 TV시청의 일반화와 더불어 TV시청과 동시에 소셜미디어를 동시에 이용하는 TV시청방식이 증가하는 추세다. 온가족이 거실에 모여 TV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은 사라지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스마트미디어를 통해 TV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실시간으로 문자나 SNS를 통해 친한 친구와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거나 페이스북 등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감상을 올리는 시청형태가 늘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여서 공동시청의 형태로 TV를 즐기던 TV이용형태가 시간과 공간은 달라도 소셜미디어로 연결된 사람들과 공동으로 시청하는 소위 소셜워칭의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매체의 진화는 긍정적 측면과 더불어 반드시 부정적 측면도 동반하기 마련이다. 방송의 디지털화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의 디지털화는 시청자들에게 균질한 품질의 방송신호를 전달하고, 영상신호 및 데이터신호와 수화방송, 해설방송, 자막방송 등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풀HD의 화질을 조금 낮추면 소위 MMS라 불리는 지상파방송의 다채널 서비스도 가능하다. MMS가 허용되면 시청자들은 현재 제공되고 있는 HD급 채널 1개를 사용해, 3-4개의 SD급 채널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지상파방송 채널을 통해 유료방송에서 제공되는 공공채널(한국정책방송, 국회방송, 방송대학)과 지상파방송 계열의 드라마, 스포츠, 오락채널까지 제공하게 된다면 시청자들은 유료방송 대신 무료의 지상파방송에서 다채널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방송은 아날로그 방송이 갖던 실시간 시청이라는 TV 이용형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디지털방송은 무한복제가 가능하다. 유통도 파일형태가 일반적이다. 아날로그 방송에 비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쉽게 VOD를 통해 볼 수 있고, 다운로드도 받아 볼 수 있다. TV시청이 파편화되면서 전국민이 같은 시간에 TV 앞에서 웃고 우는 경험의 동일화가 자취를 감춰간다. 이는 TV를 통해 우민화가 가능했던 기반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TV의 부정적 기능이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권력과 자본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국민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민의를 관철시키는 힘의 원천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공동체가 해체되며 개인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모습이 디지털방송 전환 이후의 TV시청형태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아무리 전자책이 편리하다지만 종이의 질감과 판형 등의 차이에서 오는 아날로그 서적이 갖는 소장 가치는 전자책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디지털음원이 일반화됐지만 LP판이 주는 향수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영화필름도 디지털화가 됐지만 아날로그 필름의 원본에 대한 소장 가치는 전혀 줄지 않았다. 그렇다면 디지털방송 역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아날로그 방송에 미련을 느끼며 아날로그 방송 화질의 프로그램을 수집하거나 즐기는 사람들이 나타날까. 좀 더 두고 볼일이지만 나의 정답은 방송의 경우에 한해서는 그런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의 작품을 완결성을 갖는 영화에 비해 방송프로그램은 적게는 한편에서 많게는 수십편 또는 수백편의 연속물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디지털방송은 고화질과 고음질이라는 장점 이외에도 보관의 용이성과 유통의 용이성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아날로그 방송과 비교하면 디지털방송은 기술적 특성이 월등하게 우수하다. 따라서 디지털방송의 편리함에 사람들은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는 판단이다.

  디지털방송은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전환이라는 기술적 변화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 디지털방송은 결국 기술적으로 UDTV라는 고화질·대화면의 구현 방향과 기능적으로는 스마트TV의 형태로 커넥티드TV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즉, 대화면의 TV와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해 가면서 TV의 고기능화와 방송의 개인화·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방송선택권은 커지고, 방송의 다양성 역시 증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흑백TV가 컬러TV로 바뀌는 것처럼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방송으로 바뀌는 것이 피할 수 없는 기술적 진화 과정이다. 시간과 공간적 제한이라는 방송의 제약 조건이 무의미해졌다. 디지털전환으로 방송은 이제 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접어들었다. 아날로그의 기술적 제약에서 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디지털방송에서는 가능하다는 점에서 방송산업의 일대 변혁이 바로 시작됐다. 방송의 디지털화가 어떠한 미래를 우리에게 가져다줄지 궁금하다.

 

 

 김경환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학력

한양대학교 국어국문과 학사

일본조치대 대학원 新聞學科 석사

일본조치대 대학원 新聞學科 박사(언론학)

 

 

경력

전) MBC(기획조정실) 전문연구원

전) 용인시 수지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장

전) 한국언론학회 기획이사

현) 문화체육관광부 정보공개심의위원

현)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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