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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주제 [정지훈의 미래기술이야기] 자동차 회사들은 애플을 꿈꾼다?: 미래자동차 이야기 (1)
작성자 미래고등교육연구소 조회수 4541
작성일 2015.10.26

◎ 브런치N스토리칼럼


[정지훈의 미래기술이야기] 자동차 회사들은 애플을 꿈꾼다?미래자동차 이야기 (1)


최근 미래기술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의 하나가 자동차와 관련된 것들이다. 그래서 2회에 걸쳐서는 미래의 자동차와 관련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1903년 ‘포드자동차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에 들어간 포드는 20세기를 송두리째 변혁 시킬 중대한 결심을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목적은 대중을 위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자동차를 만들어 집집마다 자동차를 소유하게 할 것이다.”

그는 도축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고기들을 보고 차량에 대량 생산 방식을 도입하였는데, 이 일괄생산 라인이 자동차 생산에 혁명을 몰고 왔다. 1923년 한 해 동안 포드자동차는 212만 898대라는 경이적인 숫자의 자동차를 생산했는데 T형 자동차는 1927년 생산을 멈출 때까지 1700만 대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생산해 20세기 초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됐다. 이런 포드의 혁신의 나비효과는 어마어마해서 철강산업의 부흥과 주유소 인프라의 건설확대와 거대 정유기업의 등장, 미국의 교외도시 건설 붐, 그리고 JP모건을 위시로 하는 금융업의 발달 등과 같은 현대 미국산업 발전에 심대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영향력을 감안해 영국의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란 소설에서 포드의 대량 생산라인이 일으킨 혁명을 일컬어 ‘포드 기원(紀元)’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처럼 자동차는 단지 자동차 산업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연관된 수 많은 산업생태계와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으로 바뀌는 여러 사회변화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미래사회를 이야기할 때에도 가장 중요한 소재가 될 수 밖에 없다.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준 포드의 자동차 모델 T.

지난 9월 22일부터 세계 최대 모터쇼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열렸다. 이 모터쇼는 독일자동차공업협회에서 주관하며 1897년 제1회 모터쇼를 개최한 이후 올해로 66회를 맞이, 파리 모터쇼와 격년으로 진행된다. 세계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독일 자동차메이커들이 중심이 되어 신기술이 대거 선보이는 모터쇼로도 유명하다.

올해 모터쇼는 ‘모빌리티 커넥츠(mobility connects)’라는 주제로 40여개국 천여 개 회사가 참여하였고, 신차만 219대 공개될 정도로 예년에 비해 혁신적인 모습의 실질적인 미래 자동차들이 많이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BMW에서는 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i드라이브’를 손짓만으로 각종 제어가 가능하게 했다. 또 리모콘을 이용해서 주차를 하는 파격적인 새로운 7시리즈를 선보였으며 포르쉐는 4인승 전기 스포츠카 미션E의 콘셉트카를 발표했다. 포르쉐가 순수 전기차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동차는 한번 충전으로 500km 주행이 가능하고, 15분 만에 배터리의 80% 충전이 가능하며, 최고시속도 250km까지 나오는 등 포르쉐라는 이름에 걸 맞는 성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아우디의 전기 SUV ‘e-트론 콰트로’로 눈길을 끌었다. 경량화를 통해서 SUV임에도 한번 충전으로 500km 주행을 가능하게 하였다. 아우디의 전기차는 LG화학과 삼성SDI도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AA 2015

사실 지난 100여년간 내연기관 자동차는 외양과 편의사향만 달라졌을 뿐 큰 변화 없이 지금껏 흘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는 차량 디자인 또한 차가 탄생한 이후로 한번도 크게 변한 적이 없다가 1950년대 미국이 2차 대전의 승리로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의 고급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겉모습은 크고 화려하게 만들고, 엔진은 크고 힘이 센 것을 최고로 쳤으며, 차량의 내부 디자인은 호화롭고 독특하게 만들기 위해 고급 주택 응접실을 가져온 디자인이 유행하였다. 가죽시트는 기본이고, 페르시아산 고급 피륙을 사용한 내장, 고급 위스키나 와인을 놓을 수 있는 호화로운 가구형식의 캐비닛 설치, 고급 오디오 유닛 등이 탑재됐다. 그러나 이런 럭셔리한 디자인 열풍은 6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라 앉게 된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 환경규제 등이 강화,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제품개발의 로드맵을 바꿀 수 밖에 없게 되었다. 1990년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각 자동차 제조회사에 대해 캘리포니아 주 내의 연간 판매 대수에서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무공해 자동차 비율을 1998년 2%에서 2003년까지 10% 늘리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2025년까지는 신규 판매 차량의 15%는 무공해 차여야 한다는 의무생산규정을 두었는데,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에서 차 판매고가 가장 높은 6개 자동차 제조업체인 GM, 포드, 크라이슬러,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은 100% 전기차 모델을 만들어 팔 수밖에 없게 됐다. 2017년이 되면 그 대상 기업이 크게 늘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보급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기자동차가 미래의 자동차의 대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파문이 터졌기에 더욱 그 뉴스의 파장이 큰 것이다. 폭스바겐은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만 50만대의 차량을 리콜, 부과될 벌금만도 21조원이 넘는다. 폭스바겐 측은 곧바로 문제 차량이 1100만대에 달하며, 유럽도 그 대상이 된다고 밝혔는데 이 사건으로 클린 디젤 자동차 업계 전반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번 사건의 영향으로 앞으로 친환경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못지 않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1888년 독일 발명가 안드레아스 플로켄이 만든 ‘플로켄 엘렉트로바겐’이 최초의 전기자동차로 알려져 있다. 1900년대 초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운행하는 자동차의 약 38%가 전기자동차였다고 한다. 초창기 전기자동차 구입 주고객은 부잣집 여성들이었는데 가솔린차에서 나는 소음, 냄새에 예민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전기자동차의 결점은 배터리 기술의 한계 때문에 주행거리가 짧다는 것이었고, 가솔린 엔진 자동차에 혁신이 일어나고 가격도 크게 하락하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렇게 시장에서 퇴출된 전기자동차가 원래의 장점인 정숙함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다는 것 이외에 최근 배터리 성능과 운용기술이 크게 좋아졌다. 한번 충전에 500km까지 달리는 자동차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로 선진국에는 크게 늘면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국내의 산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전기자동차를 잘 만드는 회사가 스타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바로 테슬라 자동차이다. 2003년 테슬라가 처음 창업했을 때만 해도 골프장에서 쓰일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서 최고의 고급 브랜드로 인식이 되고 있다. 테슬라의 독보적인 기술력은 전기자동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관련 기술들이다.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의 약 70%가 배터리 관련 기술이다. 더 놀라운 건 테슬라가 전기자동차 저변의 확대를 위해 전기자동차 관련 특허를 세상에 무료로 공개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잠재적 매출은 2029년까지 3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테슬라 자동차가 놀라운 것은 단지 첨단의 전기자동차를 만들기 때문 만은 아니다. 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 중의 하나는 ‘수퍼차저 네트워크(Super Charger Network)’로 명명된 무료 급속 전기 충전소 서비스다. 이 네트워크는 현재 미국 전역과 서유럽 대부분의 국가에 설치되어 어렵지 않게 테슬라 자동차 구매자들은 충전소를 찾을 수 있다. 테슬라 자동차를 구매해서 이 전용 충전소만 찾아다니면 사실상 연료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이 경우 소비자는 자동차만 사는 게 아니라 미래에 사용할 연료를 한꺼번에 같이 구매하는 셈이 된다. 현재 상당 수 수퍼차저 충전소는 태양광으로 충전을 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전기가 들르는 자동차를 모두 충전하고도 남는 구조라서 인근 지역의 집이나 빌딩에 남는 전기를 공급하기도 한다. 이는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 에너지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에너지 기업이기도 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테슬라 모델S의 가정용 충전기를 사용한 충전 모습

여기에 더해 테슬라 자동차는 최근 무인주행 기능을 기존에 판매된 모델 S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원하게 함으로써 전기자동차와 함께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무인주행자동차 관련 기술에서도 한 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테슬라는 무인 전기자동차를 지향하고 있는 셈인데, 결국 이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를 파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무인자동차에 탑승한 승객을 상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의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기업이 되겠다는 계획이 아닐까?

SF로 대별되는 공상과학의 세계는 발표 당시에는 허무맹랑하게 보이고 아이들이나 보는 것 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허황되어 보이는 세계들이 현재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모바일융합학과 교수

(2015.10.23. 한국일보)


기사 바로가기 : http://www.hankookilbo.com/v/17af5fcaa190489798caf4e4eb27b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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